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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의 망원경 조립 (+반사망원경 주경 세척)

천체관측 이야기

by Waffle House 2024. 8. 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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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중학생이었을 때 천체 관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부모님을 조르고 시험을 성적을 잘 받아내어 기어이 망원경을 장만했었습니다. 2년 간 나름 열심히 천체 관측도 하고, 일지도 작성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 망원경보다는 문제집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눈 깜빡할 사이에 전문의까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전문의 면허를 따고 난 후에 남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정말 오랜만에 창고에 있던 망원경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14년 동안 네 번의 이사를 거쳤기에 부품 일부가 없어지거나 망가졌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경통 가방, 적도의 케이스, 삼각대 가방까지 다 있다..!

 

열심히 뒤져 본 결과 가방에 먼지랑 곰팡이가 다소 묻어 있긴 했지만 경통, 적도의, 삼각대 가방은 모두 다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피스 케이스

자작 아이피스 케이스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심혈을 기울여 스펀지를 잘라서 만들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세척 전. 상태는 역시 매우 좋지 않다..

 

다행히 깨지진 않았지만, 약 15년의 세월 동안 주경과 사경에 많은 이물질이 쌓여 있어 세척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세척은 미드나잇님의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K1lqRGrCILU?si=lItb0I5gttav2_Nf)을 참고해서 중성세제, 탈지면, 증류수를 이용해서 완료했습니다. 

 

세척 후. 가장자리 부식은 어쩔 수 없다..

 

얼룩은 대부분 없어졌지만 세척 후에도 약간의 스크래치랑 주경 가쪽 부식은 다소 심하게 남아있어 안타깝습니다.

이후 체사이어 아이피스(이름도 까먹어서 찾는데 오래 걸림..)를 가지고 어거지로 광축조절을 하고, 망원경을 한번 세팅해 보았습니다. 

적도의-경통 결합, 경통 균형 맞추기 등등 다행히 몸이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헷갈리는 부분은 유튜브를 참고했습니다ㅎㅎ)

시즈모드

 

대충 조립은 했는데, 안타깝게도 무게추 고정 나사를 돌리다 세월에 삭은 플라스틱 손잡이가 부러져 버렸고, 파인더 조정 플라스틱 나사 두 개가 없어 파인더 정렬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철물점을 열심히 뛰어다녀 봤지만 파인더 나사는 끝내 구하지 못했고, 나사 대신 종이를 대충 쑤셔 넣어서 급한 대로 어느 정도 맞춰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 오면서는 날도 좀 개어서 망원경을 가지고 서울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현재 실력으로 딥스카이는 무리고 토성이나 안드로메다 은하 정도나 관측 해볼까 하고 나왔는데 망원경을 펴자마자 구름이 몰려와서 알비레오 한번 보고 바로 철수했습니다.

 

지금 들어가면 2주는 되어야 다시 나올텐데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14년만에 처음으로 망원경을 꺼내서 작동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야겟습니다..ㅎㅎ 

 

+ 파인더 조정 나사랑 적도의 고정 나사 대해서는 테코시스템즈에 문의해 놓긴 했는데 과연 부품이 있을 지 모르겟습니다. 2주 동안 천체관측 관련 책도 많이 읽고 공부 열심히 해서 메시에 목록 관측에 다시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다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